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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봄치즈그림일기 (13)
꿈꾸는 워킹맘의 배움 그리고 자연스러운 교육
책을 보면서 '그 주인공이 되어보기'를 꿈꿔본 적이 언제였던가. 초등학교 시절 일요일마다 나를 들뜨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던 만화영화 '빨강머리 앤'. 아침잠이 엄청 많았음에도 일요일만큼은 알아서 벌떡 일어났으니. 너무 재미있어서 방영이 끝날 즈음 엄마를 졸라 책을 사봤더랬다. 왠걸 더 재미있다! 글을 읽을 때마다 나만의 상상력이 가미하니 그 캐릭터가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순 없다. 지금에서야 보면 빨강머리앤은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생각들로 가득찬 실수투성이 캐릭터이건만 그 시절엔 그 과감한 스타일이 어찌나 멋져보이던지. 손뼉을 치며 앤의 모든 언행에 동의를 했던 그 어린 시절의 마음이 떠올라 올 초 새로운 개정판 주저없이 종이책을 주문했다. 어린이들, 십대들의 인기 소설을 보면 그..
바인더 열만 항상 빼곡히 적혀있는 '오늘의 할 일들.' 어쩜 매일매일 이렇게 할 일이 많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치매를 버금케 하는 '깜박하는 순간'들이 많아지면서 세세한 것까지 적어놓는 습관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일 스케줄과 함께 아이들의 스케줄, 가족을 위한 장보기 등의 소소한 것 까지 할일들이 점점 늘어나는게 요즘의 일상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바쁘게 지냈던 30-40대가 가장 빛나는 시절이었던 것 같애. 그 만큼 엄마로서 아내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때였고. 그러니까 힘들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여유를 가지려고 하면서 즐기도록 해봐. 가끔 주변 사람들도 소소하게 문자도 넣어주고. 지금의 자산이 얼마나 소중한 건데. 바쁘게 산다는 건 그만큼 많..
1. 미국에서의 한가위는 사실 전혀 그 기분이 안난다. 모름지기 연휴여야지 분위기가 나는데 다른날과 똑같은, 그것도 주중 목요일! 다른 때 같았으면 그래도 미리미리 카드라도 준비해서 몇 주 전에 한국으로 보내고 물론 용돈을 준비했지만 기분상 작은 선물이라도 배송을 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새벽녘에 부랴부랴 일어나서 서울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고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안부인사 글을 남기려고하다 그래도 정성이 중요하지. 최근 배워본 프로크리에이트를 이용해서 이미지를 만들어봤다. 역시나 아무리 간단한 그림을 모방해서 그리는데도 2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래도 다 만들고 나니 뿌듯함. 지인, 친구들에게 명절 인사와 함께 직접 그린거라고 말하니 더욱 좋아하는 느낌! 역시 손가락 타자보다는 손글씨..
미술 기본도 못배워본 내가 시작한 취미는 불과 한 달 반전쯤 시작한 그림일기. 그러다 보니 작은 것 하나 그리는데도 1-2시간 순식간이다. (역시 그림 재능은 타고나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하겠다고 오늘 새벽녘에 일찍 일어난 나를 보니 재미있긴 하나보다. 그러면서 이 나이에 이런 재미를 느끼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 또 감사하다. 낑낑거리며 이것저것 그리다 보니 생긴 욕심. 바로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들, ‘내 가족들’의 캐릭터를 내가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기본기는 없지만 나만의 감성으로 내 식대로 그려보기.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가장 특별한 것’일 수도 있으니. 어쨌거나 나만이 그릴 수 있는 나만의 그림 아닌가. (혼자 최면거는 중ㅎㅎ) 그러던 중 정말 때마침 그림일기를 ..
나도 어쩔 수 없는 엄마. 보통 온라인 수업이 끝나면 바로 뒷뜰로 달려나가는 아들. '맘껏 노는 것도 공부'라며 흐뭇하게만 봐왔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수업이 끝나고도 공책에 열심히 적고있다. 물어보니 단어 쓰기 숙제하는 중이란다. 놀 때, 잘 때, 먹을 때 다 좋지만...역시 공부하는 아이 모습이 사랑스럽구나. 순간 내 눈은 저절로 하트로 변신. '이 나이에 이렇게 오래 앉아있기 쉽지 않은데...' 갑자기 김칫국부터 마시며 아이에게 좋아하는 과목들을 물어보고... '짧지만 명쾌한 아이의 대답'에 다시 현실 즉시! 이게 아이아닌가 싶다. 나 어릴 적 역시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유는 하나. 시험과 숙제가 없어서. ^^ 그러니 아들아~ 너의 마음을 다 아느니라. 아직 1학년, 다양한 경험을 ..
1. 깜박 증상과 기막힌 연기력 지난 주말, '이번 주 좀더 체계적으로 보내리라' 바인더에 꼼꼼히 정리를 하고 여유롭게 시작한 아침. 아침에도 조금 더 일찍 일어나 룰루랄라 집 앞 아침 산책까지 마치고 아이들 깨우는 시간에 맞춰서 여유롭게 집 앞문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스치는 단어 "사과!" "과학 시간에 사과가 필요하다"고 월요일까지 사과 한 개를 준비해 놓을라고 담임 선생님이 이메일을 써주신게 갑자기 떠오른 것. 전 날 장을 다 봤는데 사과만 왜 빼먹었을까. 부랴부랴 집에 돌아와 일하고 있는 남편 마트로 보내고, 아이들에게 아침을 챙겨주는데 마음이 정신없다. 역시나 '남편 스타일 쇼핑'답게 화끈하게 한 개가 아닌, 12개 사과 바구니를 사온 남편 ^^; 그래도 풍성하게 준비물을 챙겨놨으니 없는 것보다 ..
1. 자아도취로 나만 들은 체육수업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본의아니게 자꾸 참여하게 되는 것이 체육시간. "선생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들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1학년 우리 아들. "자 이제 30분간 체육 시간이니까 집에서 온라인 수업하는 아이들은 지금 엄마나 아빠랑 나가서 공기를 마시고 한 바뀌 뛰거나 하고 싶은 운동을 하고 오세요." 누나는 자기 온라인 수업하느라 바쁘니 남편이나 내가 가야할 판. 사실 걷기는 좋아하지만 그 밖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나마 하고 있는 요가조차 너무 몸이 안좋아서 '살기위한 목적'으로 하고 있는 터. 그러니 당연히 이 시간이 되면 재택근무하는 남편부터 찾게 된다. 그런데! 그가 회의중이다....할 수 없이 뒷마당으로 끌려나가 아들이 '맘대로 선택한 종목' ..
1. 학교로 매일 등교하거나 OR 집에서 온라인 수업. "이미 죽을 사람은 다 죽었다"는 한 외국엄마의 말이 대변하기로 한 듯 아이 반의 2/3 아이들은 지금 매일 학교를 가고 있다는 상황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재택근무도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도 있으니 물론 십분 이해하는 바. 그러나 아이들의 등교로 해이해진 사람들이 더욱 많아진 느낌이다. 우리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선택하는 바람에 잘 못만나 섭섭하다"며 어제 한 엄마가 전화가 왔다. 그러면서 집 근처 쇼핑몰 안에 락클라이밍하는 곳이 생겼다며 거기서 플레이데이트를 하자는데...공원이나 운동장에서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순간 당황했다. 평소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직장인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무조건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