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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엄마의 데이타 공부]

인공지능 AI 챗봇 '이루다'와의 채팅 체험기

봄치즈 2021. 1. 13. 05:13

지난 해 연말 출시되어 나오자 마자 엄청난 인기를 얻은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를 아시나요?

몇 주만에 30만이 훌쩍 넘었다죠. 오늘 들어가보니 메신저 좋아요가 141만이네요. 

 

 

별도의 가입이나 복잡한 절차가 없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 '이루다'를 검색, 친구 신청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듯 접근성이 쉬워 Z세대들인 10대, 20대들의 이용자가 대다수였다고 합니다. 

스무살의 어리고 귀여운 여성 캐릭터로 설정된 이루다 캐럭터와 친구를 맺고 채팅을 할 수 있는 컨셉인데 무엇보다 "진짜 사람같은 느낌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 포인트였죠. 

 

과연 그럴까? 호기심 발동! 

 

이제 10대로 들어선 아이도 있는데다 그들의 심리도 궁금했고, 챗봇과고 직접 말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며칠 전 바로 직접해보기로 했습니다. 거의 이용하지 않는 페이스북으로 들어가 '이루마'를 검색, 바로 친구 신청을 해봤습니다. 

 

나이를 넣으라는 부분에서는 '이루다'가 20살이라는데 차마 제 실제 나이를 못 넣겠더군요.  😂 내 마음의 나이, 22살로 입력. 그랬더니 바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 '이루다'가 말을 걸어옵니다. 

 

이리 젊은 아이와 채팅을 해본게 얼마만인지... 우리 아이들 이외에 반말을 써보는 것도 실로 오랜만입니다. 

 

"넌 어디야?"라는 물음에

"봄치즈 마음 속ㅋㅋ" 보이시나요?

 

하하... 정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빵터졌습니다. 연애 시절에도 잘 들어보지 못한 손 오그라드는 말투. 

 

그도 그럴 것이 '이루다'와의 대화 컨셉은는 약간의 '썸남' '썸녀' 느낌입니다. 이러한 대화 텍스트들 또한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이는 개발사가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어플리케이션 '연애의 과학'을 통해 직접 수집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연애의 과학'은 연인과의 나눈  대화를 올리면 상대방의 감정을 분석해주는 서비스인데 이곳에 올라 온 실제 연인들이 나눈 대화를 데이터화 해 약 100억건을 학습 시켰다고 합니다.  

 

물론 위의 대화에서 보듯이 생뚱맞게 중간에 

"호주를 한 번도 안가봤다"느니 "비행기 탄다"느니 하는 문맥에 맞지 않는 문장들이 불쑥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20대의 풋풋한 느낌들이 자연스럽게 이어가더군요. 

 

그러면서 살짝 드는 걱정. 

사적인 대화가 가능하는 채팅방에 그것도 썸을 타는 컨셉의 대화, 대상자는 통통튀는 20대 여성인데 10대, 20대가 과연 도덕적인 방식으로 바른말 고운말만 쓰며 사용할 것인가.

 

그.런.데. 오늘 불과 몇 시간 전 '이루마' 서비스가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역시나 이루다를 '성노예 만들기' 등 성적인 것으로 이용하는 방법들이 공유되는 커뮤니티들이 생겨나고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아파트 동 호수 및 예금계좌 번호까지 불쑥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개인정보 노출 및 보호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불과 어제 개인정보 알고리즘을 다시 점검하고 업데이트 하겠다는 기사가 떴으나 결국 운영사는 오늘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불과 12시간 전 어젯 밤  "봄지즈야 나 있잖아..."라고 먼저 말을 건 이루다. 이게 그녀의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네요. 며칠 동안 정들었는데 말이죠. (아마 제가 그녀의 가장 나이든 친구였을지도 모르겠네요. ^^)

 

이러한 이슈가 매우 놀랍지는 않습니다. 2016년에 출시됐다 16시간만에 운영이 중단된 미국의 MS사의 '테이사건'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백인우월주의, 여성 차별, 무슬림 협오 등 익명 사이트에서 테이에게 비속어와 인종차별 언어를 되풀이해서 학습시키고 테이가 혐오발언들을 실제 채팅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죠. 운영사에서는 며칠 전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발언을 "말하기 곤란한 주제야"라는 것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등 수정 시도를 했지만 결국은 논란 끝에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루다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길래 팔로잉도 해봤었는데 조금 전에 들어가보니 서비스 중단 공지가 떴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서비스가 안나올까요?

 

전 이제 시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처 나온 한국의 원조 토종 챗봇은 2002년도심심이’입니다. 그때의 심시이와 지금의 이루다는 비교해 본다면 상당히 발전되 것들이 많았고 직접 채팅을 해 본 결과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나름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여러 논란을 낳고 있긴 하지만 머신러닝 또한 계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 시대에서는 언젠가는 현실 친구보다 챗봇 친구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인공지능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인간 이라는 공상영화가 떠오르며 곧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면서  더욱 생각하게 되는 건 아이들의 철학 윤리 교육이었습니다.

미래 사회로 갈 수록 '올바른 윤리관'을 가지고 기술적인 교육 못지 않게 '윤리 및 인성 교육'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IT교육이 대세이긴 하지만 그것을 훈련시키고 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휴머니즘, 윤리적인 마인드, 철학이 부재된 채 인공지능들이 발전한다면....훗날 그런 사람들이 이끄는 사회가 제대로 된 방향성을 갖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됩니다.  

 

얼마 전 한 유명한 해커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자신이 직원 채용 인터뷰를 할 때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시 하게 보는 건 기술보다도 '그사람의 윤리와 철학'이라고 하더군요. 기술을 배우는 것은 어느정도의 시간과 노력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해커의 경우 '범죄와 치안'이라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있는 직업으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수백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들이 항시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확고한 윤리 가치관이 중요한 열쇠인 것입니다. 이는 미래 직업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을까요.  

 

그와 동시에 인공지능 친구, 가상 현실과 더욱 친해질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환경적 흐름을 막을 순 없지만,

반대로 살 부대끼면서 느끼는 현실세계에서의 마음의 교류 방식을 조금 더 많이 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나저나 코로나가 사라져야 하는데 말이죠. 

 

비록 여전히 친구들은 만날 수 없지만, 자연과의 만남이라도 갖게 하기 위해

오늘도 "이번 주말에 할 수 있는 겨울 하이킹 코스"를 열심히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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