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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마음공부 ] 미국맘의 현명한 하루살이

당신이 사진 작가인 거 아셨나요?

봄치즈 2020. 9. 6. 23:46

얼마 전 수강신청했었던 '인스타 사진 잘찍기 수업'이 드디어 끝났네요.

조금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핸드폰으로 사진 잘찍기'라고 하는게 맞겠네요.

 

"뭘 그런걸 들어? 참 수업들도 다양하다."

 

본래 뭐든 혼자 조용히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우연히 지인과 통화하다 얘기가 나왔는데... 예상했던 반응입니다.

사실 저도 그랬거든요. 몇 개월 전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하면서 사진을 많이 올리게되고,

그러면서 이런 강의가 있다하니 역시나 '호기심 많은 나' 궁금증이 생긴거죠? 뭘 배울 수 있을까?

 

동네 산책하다 발견한 바람개비. 

10여년 전, 첫 아이 출산 무렵 아이 사진을 많이 찍어줘야겠다며 임신 말기 남편과 열심히 맨하탄 상점도 돌아다니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새 카메라를 구입했던 생각이 납니다. 

이 후, 돌 무렵 당시 고프로 등이 막 유행하고 "영상으로 남겨야겠다"며

최신 초소형 비디오카메라도 샀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정작 제일 많이 쓴느건 핸드폰이더라고요.

 

어디 나가게 되면 아이 옷가지 여분이며, 분유, 장난감까지... 물건 가득한 가방들로 두 손 가득인데 카메라 장비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어요. 행여나 맘먹고 챙겨갈 날이면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버둥대는데

남편이 카메라 조리개 조절하며 "하나 둘 셋" 하는 시간에

제가 핸드폰 사진 연속촬영 기능으로 찍는게 더 빠를 뿐더러 아이 좋은 표정 고르기도 더 빠르더라고요.

다들 경험있으시죠?  

 

이렇다보니 그 시절 카메라들은 지금 모두 옷장 속에 고히 간직되어있고, 

핸드폰을 바꾸게 되면 사진부터 찍어보고 테스트해 봅니다. 

 

같은 사물 그림자 만들어서 촬영

 

이번 강의를 통해서 핸드폰의 사진 기능에 대해서 새로 배운 것도 많아서 좋았지만,

어느 수업보다 좋았던 점은 여러 실습 촬영을 하며 느끼는 '즐거움'이었습니다.

 

보통 숙제하면 '하기 귀찮다'거나 미루게 되는데 이 수업은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강의 듣고 나면 책상위에 무심히 놓여있던 열쇠고리도 이 각도로 찍었다 저 각도로 찍었다.

찍을 때마다 귀여워보이네요. 

 

집안 사물들 찍어보기. 책상 구석에 놓여있던 열쇠고리.

 

순간 순간 아무 느낌 없이 바라봤던 것들에 대해서 '애정'이 생긴다 할까요? 갑자기 과거 어릴 적 다섯개가 넘는 사진기를 소유하시면서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찍어주시던 아빠 모습이 떠오르네요.

제 사진 앨범만 20권이 넘는데 그야말로 '아빠의 사랑'이겠죠.   

 

아이들과 디저트 먹기 전 촬영해보기.

 

사실 과거 직장일을 하던 시절, 유명한 포토그래퍼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굉장한 행운이었네요). 그러면서 어깨너머로 그들이 고집하는 자신만의 사진 스타일을

다양하게 접했고 (필름이냐 디지털이냐, 스튜디오냐 야외 배경에 따라, 사람이나 사물이냐에 따라)

사진들마다 각기 다른 느낌들이 묻어날 수 있음을 배웠죠.

그리고 신기한 것은 그 사진의 감성과 그 분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것이었어요. 야외에서 순간 포착 같은 움직임을 좋아하는 포토그래퍼는 실제로 성격이 매우 활발하시고 호기심도 많고 에너지가 넘쳤어요. 

 

사진 찍기가 취미인 아빠와 과거 만나뵈었던 여러 포토그래퍼들. 그러기에 사진은 제게 생소한 분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분야"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엄마들처럼 사진을 많이 찍는 사람이 있을까 싶더라고요. 특히나 핸드폰 사진기능이 좋아지면서 더욱 그렇죠.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이 모든 일상에 생기는 애정. 인물 사진은 물론 아이의 첫 이유식, 첫 여행지 등 음식, 장소 등 모든 것에 다 핸드폰을 들이밀게 됩니다. 같은 장면도 어디 한 번 찍나요. 이 각도 저 각도, 울 때조차 다양한 표정 캐치해보기.

이러다 보니 핸드폰 용량 체크가 일상입니다.

 

감사하게도 이번 강의를 통해서 "나는 내 삶의 포토그래퍼"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주변의 것을 보니 같은 나무도 다른 각도에 따라서 다른 느낌으로 보여요.

멀리서 보이는 '외로워 보이는' 나무가 가까이 가보니 '독야청정 강한 나무'로 느껴집니다. 

 

저녁 산책 길 아이들이 감탄하며 가리키는 저녁노을이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혹자는 지금은 영상의 시대라고 하죠?

많은 글보다는 사진으로, 그리고 사진보다는 영상으로.

영상이 대세이고 그것이 주는 힘 또한 큰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러나 사진만이 주는 느낌은 또 다른 것 같아요.

 

노래와 자막이 없어 영상보다는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사진을 감상하며 그때 그때 나의 감성에 맞게 '나만의 허밍'과 '나만의 캡션'을 얹힐 수 있거든요.

 

오늘 사진 한 번 찍어보시면 어때요?

그리고 내 목소리로 내 감정 입혀보기. 

더불에 내 일상 행복채집까지!

 

 

 

 

*주제가 사진인 만큼 평소 스타일과 다르게 찍어 본 사진들도 많이 넣어봤네요.

사진 완강한 나에게도 스스로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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