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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마음공부 ] 미국맘의 현명한 하루살이

코로나 이후 뉴욕 시티, 사라진 것들

봄치즈 2020. 8. 16. 22:46

*오래만에 들어오니 글이 없어 안부를 물어본 분들이 계셨네요. 감사해요~~ 이유가 있었네요. 아래 글로 남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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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요즘 장미로 많이 고생하고 있죠? 많은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

역시나 이런 것들을 보면 다시금 '거대한 자연 속의 일부일 뿐인 인간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역시 내가 직접 겪어야 그 느낌이 훨씬 큰 법이죠! 정말 최근 크게 느끼고 왔네요. 

 

조지아부터 몰아쳐온 거센 폭우에 정전이 시작되어 저희 동네 또한 3일 이상 정전이 되고 와이파이가 끊기는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한국과 달리 '나몰라라'하는 미국의 서비스 질, 최악인거 아시죠?

무작정 '기다리라'는 거만한 미국의 서비스덕분에 저희야 약 3일이었지만 주변에 일주일간 전기없이 지난 겪은 집들도 많았어요. 가장 큰 문제가 냉장고의 음식들...

 

그런데 이보다도 괴로웠던 것은 뭔 줄 아세요? 바로 와이파이가 안됐었다는 것이었어요.

컴퓨터는 고사하고 핸드폰은 안되는데다 와이파이까지 없으니

아이들 온라인 클래스는 물론 이메일, 뉴스 체크 등이 전혀 안된다는 것이죠. 정말 '미개한 사람들의 삶'이 이런것이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아무리 그간 '아날로그 인간'이라 주장했던 내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엄청나게 불편함을 호소하는 스스로를 보면 "나또한 지극히 인터넷에 많은 부분을 의지해왔던 평범한 인간"이었음을 자각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돈 전기.

 

그러나! 며칠 뒤 에어컨이 고장나는 사태가! 

 

또다시 서비스를 받기까지 이틀....정말 이번에는 정신적인 피곤함에

매일 매일이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실내온도는 30도에 육박하고 돌아서면 땀범벅. 하루 몇 번씩 하는 냉수마찰. 

결국 땀흘리며 저녁을 먹은 후,

'시원한 에어컨 나오는 차타고 드라이브 갔다오자'는 남편의 현명한 제안에

모두 바람처럼 차로 뛰쳐나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맨하탄 야경도 볼겸 뉴욕시티에 가보기로 결정!

 

지난 2월, 공연 보러 갔던게 마지막이니 정말 딱 6개월 만이네요.

코로나 이후의 맨하탄 정경을 뉴스에서는 봤지만 실제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목요일 저녁 9시. 게다가 8월 관광객들로 가득찰 시간입니다.

 

그런데 뉴욕으로 나가는 링컨 터널조차 텅 비어있었습니다. 이렇게 뚫려있는거 처음 봤어요.

게다가 차들도 못들어서게 막아야하는 타임스퀘어의 거리는 그야말로 텅비어있었습니다. 

 

갑자기 서글픔이 몰려왔습니다. 10여년 전, 길지 않은 몇 개월 동안 살았던 뉴욕 시티. 

젊은 나의 시절들이 담겨있는 그때의 화려했던 '뉴욕 뉴욕'의 느낌이 아니었어요.

그 시간 길거리를 지다다니는 사람들 마저도 모두 거지나 한량인들 뿐이고.

을씨년스러운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전광판 불빛들은 여전히 화려한데

그 안에 따뜻한 활기참으로 맨하탄의 넘치는 에너지를 만들어줄 사람들이 없으니

우리 기억 속의 맨한탄은 어느곳에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이 또한 지금의 맨하탄 모습이기에 사진과 영상을 찍어봤습니다.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 다시 달라질까요?

이 영상을 보며 "그땐 그랬었지..."하면서 즐겁게 회상할 그 날이 올까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어려움을 준 코로나 바이러스.

특히나 미국에서는 셧다운까지 감행하게 한 팬더믹이기에

여전히 모든 사람들에게는 재앙입니다. (물론 마스크안쓰는 사람들 보면 제정신인지 모르겠지만...)

 

혹자는 말하죠 또다른 기회라고.

그렇지만 코로나로 인해 인간들 사이에서 사라진 서로간의 따뜻한 감성들을 생각해보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저마저도 사람들 만나길 꺼리고

집에 있길 좋아하고

어디를 가더라도 '안전'에 대한 걸 생각하게 됩니다.

 

서로간의 접촉이 사라지고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니

서로 얼싸안고 부여잡고 

그러면서 전해지는 인간사이의 온기들을 찾아볼 수 없는 요즘입니다.

 

그런걸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네요.

어른들이야 버틸 수 있지만 이 좋은 날 여름에 마음껏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자유롭게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가 없으니.

 

맨하탄 야경 드라이브 이후, 

다시 돌아온 집.

전기 없는 깜깜한 밤 촛불 아래

노트를 펼쳐 다시 돌아오면 좋을

'따뜻한 일상'들에 대해 끄적여보게됩니다.

 

요즘 이곳에서도 '코로나 블루'로 우울해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합니다.

 

가족, 친한 친구에게 만이라도 손 한번 잡아주는 기회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헛헛해진 마음에 

우리 아이들 자기 전,

오늘따라 꼬옥 힘껏 더 안아주게 됩니다. 

 

뉴욕 지금 모습 담은 영상 공유해요.

New York City 8/13/2020

 

 

 

 

*전기도 되고, 에어컨도 고쳤고, 와이파이도 되고...

따뜻함으로 다시 여기 채워볼께요. (이상 다시 돌아온 문명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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