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미국맘일상
- 미국맘
- 그림일기
- 아이패드그림
- 미국코로나
- 미래교육
- 로리맘교육
- 아이패드취미
- 마음공부
- 미국맘일기
- 꿈꾸는엄마
- 봄치즈생각
- 꽝손그림일기
- 해외맘
- 부모교육
- 아이패드그림일기
- 일상행복채집
- 봄치즈그림일기
- 아이패드그림그리기
- 책서평
- 성인취미
- 엄마표교육
- 미국맘그림일기
- 집콕미술
- 세도나마음혁명
- 집콕놀이
- 자연스러운교육
- 봄치즈일상
- 미래창의교육
- 아이패드일기
- Today
- Total
꿈꾸는 워킹맘의 배움 그리고 자연스러운 교육
엄마와 통화 자주 하세요? 본문
지난 밤 엄마와 정말 오랜 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끊고 나니 장 장 세 시간을 통화했더군요. 세상에....그야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얼마나 신나게 수다를 떨었는지 몰라요. 그렇다면 워낙 전화를 자주해서 친해서일까. 사실 전 매일 매일 전화하는 아주 살가운 딸도 아니랍니다. 물론 미국과의 시차도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부모님은 저를 생각하면,
'큰 딸은 항상 바쁜 딸. 그러나 시간이 나면 언제든지 전화해서 세세한 것까지 잘 물어보고 재미있게 수다떨며 엄마 아빠를 챙기는 딸.'
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단 한 번도 제가 '전화가 왜 없냐'라고 말씀 하신 적이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충분히 섭섭해하실만 하실텐데 말이죠.
얼마 전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하던 중, 친구 전화로 대기 중 전화가 걸려왔어요. 누군지 체크를 한 친구가 하는 말, "괜찮아. 또 엄마네. 어제도 왔었거든. 그냥 담에 하면되"하고 받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따 하겠다고 말씀이라도 드려" 했더니"
"어차피 그렇게 말하면 또 삐져계시니까 안받는게 나아. 담에 시간 날때 하던지 하면되"라고 말하더군요.
느낌 상 제 전화 통화를 끊어도 바로 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
좀 저와 다른 것 같아 슬쩍 돌려서 물어보니 갑자기 엄마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솔직히 엄마가 전화해서 하는 말이 똑같애. 맨날 전화해서 "뭐하냐"고 물어보면 이젠 좀 짜증나. 난 지금 애들때문에 너무 바쁜데 내가 또 바쁘다고 하면 알아서 좀있다 전화한다고 하시던지 해야지 끊지도 않으셔."
"했던 말은 또 몇 번하는지 모르겠어. 솔직히 아빠랑 내 동생, 내 동생 며느리에 대해 좋지도 않은 소리 계속 듣고 있으면 나만 스트레스 받아."
"내가 말씀드린다고 내 얘기를 듣는 것도 아니셔. 아니 그러면 왜 나한테 하소연하시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내가 금방 끊으려고 하면 또 삐지셔. 그래...넌 바쁘니까. 이런식으로. 그러니까 솔직히 전화오면 '아 길어지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드니까 안 받게 되."
"내가 지금 진짜 바쁘다고 말하면, 딸을 생각해서 빨리 끊어줘야 하는데 안그러시니까."
친구의 이야기를 다 듣고나니 전후 사정이 이해가 됩니다. 아마도 친구는 엄마한테서 전화가 오면 별로 반갑지 않을 것 같더군요. 사실 저 같아도 그럴 것 같아요. 친구 이야기로는 자기 주변 친구들도 거의 다 그런답니다. 게다가 친정엄마도 이러면 스트레스인데 시어어머니마저 그러시면 '돌아가시겠다'네요.
어제 엄마와의 통화 중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뇌리에 박히더라고요.
사실 엄마와 저는 친구와 반대인 경우도 종종 있어요. 제가 전화를 할 경우 엄마께서 밖이다, 바쁘다, 나중에 전화하겠다, 급한건 카톡으로 남겨라 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도 바쁜 딸이기 때문에 이런 걸로 절대 삐지지도 않아요. 그런가보다 그러죠.
그야말로 바쁜 엄마십니다. 그렇다고 직장인도 아니신데 말이죠. 그래서 엄마와 전 서로에게 전화할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말은 "전화 통화 가능하냐" 입니다. 안되면 당연히 안된다 하고요.
그렇다보니 어쩌다 한 번씩 여유있는 시간이 맞으면 정말 신나게 폭풍수다를 떨어요. 오랜만에 밀린 얘기하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통화하면서 하도 깔깔댔더니 남편이 나중에 묻더라고요. "정말 어머님하고 한게 맞냐고." ^^
친구의 얘기를 들으면서 평소 엄마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더라고요.
"찾아보면 내 주변에 얼마나 즐기고 하고 싶은게 많은데. 주변 엄마들 보면 주말에 할일 없다고 손주나 보러가야겠다고 하는데 생각해봐라. 그게 본인에겐 좋을 수 있지만 며느리에게는 좋겠니? 내가 며느리래도 싫겠다. 요즘 애들이 주중에는 일하느라 얼마나 바쁜데 주말에는 편하게 쉬라해야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취미를 찾고 바쁘게 살아야해. 나이들수록 자식한테 기대면 안돼. 솔직히 30-40대 정말 바쁜 나이잖아. 하다 못해 주변에 봉사활동 하는 곳도 얼마나 많은데. 내 도움 필요하는데가 너무 많아. "
저희 엄마는 전업주부셨어요. 아이 셋 (그것도 막내는 늦둥이) 건사하면서 너무 바쁜 맏며느리였죠. 그 와중에도 봉사활동 틈틈히 하시고, 취미인 서예는 호를 갖고 계실 정도로 정말 오래 하시고 계시고, 노래를 좋아하셔서 합창부 활동도 오래 하셔서 여러 대회에서 수상도 하시고 모임도 많으시니 너무 바쁘세요.
"바쁜 애들한테 길게 통화해봐야 부담되지.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용건만 간단히 얘기해주면되. 자기가 전화하고 싶으면 알아서 하겠지. 안그러니? 엄마는 자식들이 원할 때 그자리에 있어주고 있음되. 바라지말고."
"OO도 자기 며느리한테 '왜이렇게 전화안하냐'고 뭐라고 했다는데...솔직히 전화 받으면서 그 말부터하면 전화 또하고 싶겠니. 나같아도 안하고 싶어. 전화 해주면 어쨋든 시간내줘서 한거니까 반갑게 받으면 되는 것을."
엄마와 얘기를 나누다보면 하나씩 어른들의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직장생활 할 때도 말 할것이 있으면 항상 문자로 먼저 남기시곤 했어요. 엄마가 가장 많이 보내던 문자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예쁜 딸 시간이 될 때 전화주세용"
그렇다보니 혹시 엄마가 전화하시는 날에는 정말 바로 받아요. 왠만해서는 제 스케줄에 방해안되려고 하시는걸 알기에 전화를 하는 건 정말 급한 일이기 때문이죠. 혹시라도 못받았으면 바로 걸게되고요.
그래서 솔직히 엄마의 전화는 꼭 받게되는 전화, 그리고 엄마와 하는 통화는 너무 즐거운 시간입니다.
어제 엄마의 말씀의 또 한 문장이 생각나네요.
"나이가 들수록 정말 말을 많이 하지 말아야해. 봉사하는 곳에 한 분이 계시는데 정말 정정하시고 당차시거든. 근데 너무 자기 주장이 강하고 당신이 잘나셔서 다들 그 분만 나타나면 슬금슬금 피한다니깐. 생각해보면 노인이 될 수록 '노인답게' 지내는 법도 알아야하는 것 같아. 우리가 말하는게 다 '옛날 식'이지. 요즘 애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알아서 잘하는데. 그냥 많이 들어주고 물어보면 말해주면 되는 것 같애. 요즘 OO이도 (여동생 딸) 얼마나 새로운 걸 많이 아는지 걔한테 배우는게 은근 많다니깐."
참 우리 엄마 멋있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서 나도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네요.
물론! 저희 엄마도 같은 얘기 반복할 때가 있어요.
한 번은 지난 번 했던 얘기 세번 째 하시길래
"아~ 엄마 그때 OO했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더니
"어머, 엄마가 했었니? 나이는 못 속이네. 이제는 했었다는게 기억이 안나. 미안하다. 담에는 한 얘기하면 했다고 말해줘. 진짜 깜빡깜빡 하거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말씀하시니 전 자실 똑같은 얘기 했다고 짜증나기보다는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엄마도 나이를 거스릴 수 없으신 거잖아요. "신체의 나이들어감." 잘 안들리게 되고 자주 잊어버리고.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엄마가 똑같은 얘기를 하셔도 그냥 처음 듣는 듯 합니다. 연기력이야 애들한테 워낙 해왔어서 어려운 것도 아니고. 오랜만에 엄마랑 통화할 때는 이미 시간적 여유도 넉넉하니 딸로서 "우리 엄마 목소리 한 번 더 듣는다"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알고보면 부모라는 위엄을 세우기 보다는 모든 일에 자식에 대한 배려를 해 주신 엄마. 제가 엄마이다 보니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더라고요. "내가 지한테 해준게 얼만데 이것도 못들어줘?" 할 수도 있잖아요. 그 마음또한 이해합니다. 그만 큼 우리 부모님들이 헌신적으로 해주신 것이 많잖아요. 특히 외국 엄마들하고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엄마들의 자식에 대한 지극정성은 정말 최고거든요.
엄마가 되면서 보니 우리 엄마가 너무도 많은 부분, 우리를 생각해주고 배려해주셨음에 감사하게됩니다.
감사의 표현, 역시 해야 상대방이 알아야겠죠?
"역시 엄마말이 맞는 것 같애. 역시 엄마하고 얘기를 하면 유용한 삶의 방법들을 배우게 된다니깐."
약간 흐믓해 하실 엄마 마음도 생각나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엄마와 딸의 통화. 서로 배려하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일 수 있음을.
훗 날 우리 딸에게도 매 통화마다 그런 시간을 선사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네요.
'[일상 & 마음공부 ] 미국맘의 현명한 하루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문턱 미국 코로나 속 여름 돌아보기 (4) | 2020.09.04 |
---|---|
코로나 이후 뉴욕 시티, 사라진 것들 (11) | 2020.08.16 |
내 삶에 문제가 다가왔을 때 (12) | 2020.07.29 |
현재 어떤 공간에서 지내고 있나요? (21) | 2020.07.21 |
다시 돌아 온 곳, 그리고 내가 놀 수 있는 곳! (22)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