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딸 아이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동화책 Kobi Yamada의 <What do you do with the problem?>이네요. 잠깐 키보드 위에서 열심히 놀리고 있던 손을 떼고 조용히 다가가 책 내용을 들어봤습니다.
5년 전 쯤인가 이 작가의 책 시리즈 세 권이 미국에서 굉장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아이디어' '기회' '문제'를 직면했을 때의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요.
<What do you do with an Idea?>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What do you do with a chance?>
내 앞에 기회가 생겼을때.
<What do you with the problem?>
내 앞에 문제가 나타났을때.
사실 우리의 인생사에서 정말 중요한 내용이죠. 하지만 무형의 소재여서 그런지 아이에게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조금 철학적이고 심오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죠.
사실 딸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기도 했지만 (무슨 말만 하면 "만약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어떡해?"라고 물어보는 아이였네요), 이러한 소재들을 동화책으로 썼다는 것에 매우 관심이 갔었어요.
그리고 그 책을 들여봤을 때는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랑스러운 그림과 함께 아이들의 시선을 담은 주인공의 행동과 생각에 제가 더 많은 공감을 하게 되더라고요.
오늘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얘기하더라고요.
"자기랑 너무 비슷한 아이여서 좋았다고"
그래서 "지금도 문제가 생기면 이 아이를 떠올리고 그대로 할려고 한다고." 역시 이것이 책의 힘 아닐까.
그러면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마지막 두 페이지를 보여주며 읽어줍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직면하고 자세히 바라보세요.
그러면 그 안에 있는 또 다른 길과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 이제 ‘문제’가 생겨도 두렵지 않아요. 바로 '문제가'가 가지고 있는 그 '비밀'을 알고 있으니까요.
용기를 내어 더 자세히 그 문제를 바라보기를 하면 또 다른 방법이 보입니다."
-----순간의 짧은 느낌--------
세상에 삶의 철학이 어쩜 이리 쉽고 자연스럽게 녹아있을까.
안 그래도 요즘 산재해 있는 삶의 고민들로 머리가 아플 때가 많다. 적말 시의적절하게 이 책이 나에게 이 말을 해주려고 작정한 듯 다가온 듯한 느낌이었다. 딸의 목소리로 들으니 어느 때보다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말들.
누군가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우리가 삶에 있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이미 초등학교 때 다 배웠다.”
요즘 아이들과 같이 동화책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면서 내 스스로가 많이 정화되고 새로 삶의 지혜를 배우는 느낌이다.
오늘의 교훈. 내 삶의 문제들을 용감하게 직면하고 바라보기.
거기서 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굳이 '좋은 책이 뭐있나' 검색하는데만 힘을 들이지 말고, 어슬렁거리며 집안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동화책 한 권 쓱 집어읽어 보자. 한 권만 잘 정독해도 그 어느 책보다 좋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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