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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 속 배움 & 좋은 생각

책서평 이 시대의 '아날로그의 반격'

봄치즈 2020. 9. 5. 07:30

포스트 코로나, 리부트, 온택트,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지난 3월부터 수도없이 들었던 단어들이다.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내가 디지털 세상에 들어가고자 노력하며 어떻게든 내 손가락과 마음을 매일 부산하게 움직였던 몇 개월. 물론 내스스로 것에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한 갑자기 피로해지고 침침해진 시력. 

 

너무 많은 시간 핸드폰과 스크린을 바라보며 무리하게 눈을 사용했더니 아무래도 과부화가 걸렸나보다. 각막에 상처가 나서 결국 최소 일주일간 렌즈를 끼지 못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할 수 없이 다섯번을 압축해도 눈에 띄게 두꺼운 안경을 꺼내야 했으니. 아무래도 내 몸과 마음이 '조금은 쉬어가라'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이 즈음 내 손 안에 들어온 책 "아날로그의 반격."

 

너무나 시의적절하지 않은가!

 

혹자는 여러 아날로그 물건들에 대한 설명이 어렵게 느껴지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사실 핸드폰 이전 시티폰, 삐삐 시대를 거쳐온 나에게는 그야말로 친숙한 그 단어가 주는 '안락함'이 있었다.

 

게다가 "반격"이라니! 왠지 기분 좋은 이 느낌이란.

두꺼운 뿔테 안경 끼고 약간은 상기된 분위기로 반갑게 읽었던 책. ^^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아날로그 사물의 반격'과 '아날로그 아이디어의 반격.'

 

아날로그 사물 섹션에서는 디지털 시대에서 침체된 듯 보였지만 충성도 높은 마니아 층에 의해 살아남다 이제는 밀레이얼 세대에 까지 새로운 '신제품'의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는 '레코드,' '종이,' '필름,' '보드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날로그 아이디어 섹션에서는 '인쇄물', '오프라인 매장', '일, '학교' ' 실리콘벨리' 라는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과거 일을 했던 분야와도 관련이 있고, 현재 학부모로서 바라보는 온라인 교육에 대한 생각들까지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같은 아날로그의 반격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첫째로 즐거움을 한가지 이유로 꼽고 있다. 사실 아날로그 제품을 누리기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더 많이 공을 들여야한다. 한 번의 터치로 수십개의 음원을 핸드폰에 담을 수 있는데 굳이 레코드를 사서 레코드판을 클리닝하고 그 위에 정교하게 추를 놓아야하는 수고를 하면서도 그것에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 오히려 그러한 공을 들여야 함에 더 큰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오감이 주는 행복감 아닐까? 

 

또 다른 이유는 이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승자 독식과 더 큰 불균형을 낳는 디지털 경제 사회보다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경제가 균형적으로 결합된 사회에서 거대 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익의 균형이 있다고 말한다. 이부분에 있어서는 사실 지금 아날로그와 디지털 양 측의 균형적인 결합이 제대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코로나 팬더믹 시대가 오면서 사실상 지금의 시기는 그야말로 예측불가능한 것이었다. 사회속 서로간의 강압적인 거리두기로 인해 본의아니게 앞으로 5년 간에 이루어질 디지털화가 미리 앞당겨 져 지금 몰아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균형적인 결합이 가능할까.

 

그러함에도 이럴 수록 훗날 아날로그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질거라 생각한다. 팬더믹 안에서 6개월 넘게 사회적인 인간관계 접촉이 없이 집콕 생활을 하다보니 마음 한구석에서 공허한 느낌이 들때가 있다.  어쩌다 공원에서 아는 이웃을 만나도 반가운 인사보다 먼저 우리집 아이들이 그 집 아이들에게 행여 가까이 가지나 않을까 걱정어린 시선으로 거리부터 체크하게 된다.

 

너무 슬픈 현실. 

 

그렇다고 디지털의 사회의 기술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Zoom을 비롯한 온라인 수업, 온라인 만남이 없었다면 격리된 사회에서 어떻게 살았을 지. 고마울 따름이다. 그리고 이제는 필수가 되어버린 것들. 설사 팬더믹이 끝난다 하더라도 이미 익숙해져버린 온택트 시대의 삶이 다시 또 예전으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을 거란 의견도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미 유행하는 '코로나 블루' 우울증이 말하듯 인간의 감성 즉, 아날로그 감성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과 공감능력에 대한 그리움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아닐로그적 감성을 놓치지 않고 디지털 기술로 이용하여 서로간의 따뜻한 소통을 더욱 활기차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싶다.

 

개인적으로 사람들간의 만남에도 오랜 시간을 두고 보는 편이다. 그러나 디지털과의 만남에 있어서는 마음의 준비를 위한 예열의 단계, warm-up의 시간도 없었다. 물론 즉시 교육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그러나 나의 손놀림이 빨라질 수록 뒤따라기 바쁜 내 ‘마음의 속도’ 간에는 언제나 간극이 있었다.

 

그래서 더 많이 고민했었던 나에 대한 생각들. 나만의 아이덴터티.

사실 이것들은 결국 아날로그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나만의 아이덴터티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내 아이디 속에도 나만의 색이 있어야 진정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마치 꽃에도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그 존재가이 없듯이.

아날로그는 비단 ‘오래되고’ ‘낡고’ ‘구시대적인’것만이 아니다. (물론 신세대인 아이들에게는 또다른 신문화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나의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내가 머물러왔던 곳이다.

그 안에는 부모님이 나에게 물려주었던 ‘사랑’이 담겨 있었고,

교우들과 나누었던 ‘철없지만 꽃같은 수다’가 있었다.

아둥바둥 되는 나의 ‘고민’ 들과 함께 이에 위안을 주는 ‘가족’에 대한 기록이 있고

자연 속 ‘편안함’이 있었다.

이러한 감성과 그것이 주는 즐거움을 이 시대에 맞는 트렌드한 채널을 통해 신기술로 표현하고 소통하고 혹은 그것으로 사업을 했을 때 이것이야말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균형있는 만남’이 아닐까 한다.

결국은 아날로그 세상이든 디지털 세상이든 그 안에는 언제가 ‘내 자신’이 있어야 한다.


당신을 만들어준, 당신만의 아날로그 감성은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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