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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마음공부 ] 미국맘의 현명한 하루살이

[그림일기] 한가위 날 소원비셨나요?

봄치즈 2020. 10. 7. 09:39

1. 미국에서의 한가위는 사실 전혀 그 기분이 안난다. 모름지기 연휴여야지 분위기가 나는데 다른날과 똑같은, 그것도 주중 목요일!

 

다른 때 같았으면 그래도 미리미리 카드라도 준비해서 몇 주 전에 한국으로 보내고 물론 용돈을 준비했지만 기분상 작은 선물이라도 배송을 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새벽녘에 부랴부랴 일어나서 서울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고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안부인사 글을 남기려고하다 그래도 정성이 중요하지. 최근 배워본 프로크리에이트를 이용해서 이미지를 만들어봤다. 

역시나 아무리 간단한 그림을 모방해서 그리는데도 2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래도 다 만들고 나니 뿌듯함. 

지인, 친구들에게 명절 인사와 함께 직접 그린거라고 말하니 더욱 좋아하는 느낌! 역시 손가락 타자보다는 손글씨, 손그림이 더 정성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비록 아이패드로 그리지만 그래도 다이어리 감성을 놓치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일 듯.

 

 

2. 타국에 있어서 그런가 아이들에게 한국의 명절 만큼은 더욱 잘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올해는 큰 맘먹고 아이들과 함께 송편을 만들어봐야지 했는데 꿈이 너무 다부졌다. 쌀가루부터 만들려고 쌀을 불리고 말리고...살림을 잘하는 것도 아니면서 욕심이 과했다. 미리 쌀가루만 사가지고 와서 만들기만 해도 충분했을텐데...결국 반 나절 이상을 끙끙대다 황급히 떡집에 전화, 다행히 남아있는 송편들을 사왔다. 역시 분수를 알아야. 그러면서도 아쉬운 마음. 내년에는 꼭 가족들과 송편을 잘 만들어봐야겠다.

 

3. 달아 달아 어디에 숨었니?

며칠 전부터 아이들에게 '추석날 달님보고 소원빌면 다 이루어진다'고 말해놨더니

추석날,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이 들떠있다.

  

나:       "애들아 오늘밤 달님께 무슨 소원 빌꺼야?”
아들:    “너무 많은데...”
딸:       “엄마 소원은 비밀로 해야 이루어진데요. 난 말 안할꺼예요.”

            (우리딸껀 포기... 사춘기 입문 한 것 같아서 요즘 눈치보는 중 )
아들:      “나도 그럼 비밀로 할께요” (어랏...누나만 따라하는 우리 아들... 이럼 안되는데..)

 

그러나 호기심 많은 이 엄마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아들한테 귓속말 유혹 시도. '하나만 말해주면 아이스크림 주겠다' 꼬드기니. 우리 아드님 바로 입을 연다.

대신 하나만 말하겠단다. 그럼 그렇지. 그러면서 캔디까지 하나 더 달라는 잔머리 좋은 둘째.

 

아들:  "배리가 진짜 살아있는 곰으로 되는 거요.“ (배리=매일 안고자는 곰인형)

 

뭔가 허무한 느낌. 소득 없느것 같은 이 기분. 그나저나 그 인형은 좀 큰데... 그러면서도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얼마나 실망할까 싶기도.

 

그런데 이런 걱정때문이었을까!

 

저녁 식사 이후 달이 잘 보이는 공원까지 타를 타고 나갔는데 어느 곳에도 달이 보이지 않았다는...

혹시나 해서 다른 곳을 가봐도 달을 눈곱만큼도 안보였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 대신 마음 속으로 빌기. '애들아 간절히 바라면 다 이루어지는 거야.'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 한 해였다.

지난 일들은 곱게 포개서 특별한 기억 상자에 넣어놓고, 앞으로 남은 기간 조금더 내실을 기하며 하루하루 보낼 수 있길.

 

매 순간 행복한 기운으로 에너지를 충전시켜준 가족과 지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그리고 그 안에서 ‘내 식대로’ 최선을 다한 나에게도 “잘했다” 칭찬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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