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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마음공부 ] 미국맘의 현명한 하루살이

[토닥토닥] 어느 공간에 친구가 더 많으세요?

봄치즈 2020. 10. 12. 02:42

친구를 가르킬 때 보통 죽마고우란 말을 많이 사용하죠. 

'대나무 말을 타고 놀 던 옛 친구.'

저 또한 과거 초등학교 시절엔 방학마다 한 달 반이상을 강원도 할머니댁에 보내져 '자연공부가 최고'라는 부모님의 철학으로 여름방학마다 그야 말로 시골 소녀의 삶을 보냈습니다. 

 

꼭꼭 숨어라

땅따먹기

우리집에 왜 왔니

개미집 만들기 등등

 

일어나서 밥먹고 나서 라디오 EBS로 탐구생활을 끝내면 그야말로 하루 종일 노는 시간입니다. 누구랑 뭐하고 놀까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식사시간 이후 할머니 집 밖 대문만 나가면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답니다. 그곳에서 같이 놀던 동해 친구들의 얼굴은 여전히 생생하네요. 특히 나랑 동갑내기였던 앞집 민숙이와 여동생. 그리고 할머니 댁에 세를 살고 있었던 진덕이 오빠. 지금보니 이름들이 다 친숙하네요. ^^

 

중학교 될 무렵 할머니께서 조금은 현대적인(?) 양옥집으로 동네 이사를 가셔서 그들과의 인연을 끊어졌지만 여전히 내 추억 속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서울의 우리집도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지금껏 살고 있는 집이니 동네 사람들이 곧 친구입니다. 특히나 가장 생각나는 분은 우리 동네 길가 구석에 있던 작은 구둣방 집 할아버지. 작은 컨테이너 안에 있던 구둣방 할아버지가 생각났거든요. 그 옆에 항상 군고구마도 팔고 있었는데 500원에 군고구마 두 개. 그 옆에 문 열려 있는 작은 구둣방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면 딱 두명 들어갈 만한 공간 속에 구둣방 할아버지께서 항상 구두수선을 하고 계셨어요.

 

"oo이 오늘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물어보시면 그 앞에서 군고구마 먹으며 종알종알 신나게 떠들다 엄마가 맡겨둔 구두를 찾아오곤 했었네요. 이제는 돌아가시고 그 가족이 장소를 옮겨 같은 사업을 하시지만 옛 시절 기억을 떠올렸을 때 구둣방 할어버지는 빼놓을 수 없는 어릴 적 소중한 친구랍니다.  

 

이렇듯 제가 친구를 떠올려보면

"오랜 시간 함께 추억과 생각을 나누는 사람" 인 것 같아요.  

 

나와 똑같을 필요는 없어요. 나와 달라도 서로의 것을 인정해주고 공감을 해줄 수 있다면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겠죠. 오히려 다른 분야에서 일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로 인해서 제가 더 자극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수 있고요. 

 

학창시절 친구, 직장때의 친구를 떠나 최근에는 친구라는 말대신 '인친' '페친' '블로그친구'라는 말을 더욱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사실 아날로그 세상에서만 살 때는 이런 것들에 대해 솔직히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죠. 뉴스에서는 익명성 악성 댓글로 유명인들이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들을 보니 더더욱 뭔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진솔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곳에서 몇 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제 마음에 공감을 해주고, 제 글에 자신을 생각을 더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습니다. 그래서 매일 쓰는 블로그를 들어올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고 머릿속에 떠올리게되는 몇 몇 분들이 생긴 것 같아요. 타국에 있다보니 한국의 친한 친구들도 자주 못보게 되다보니 어쩔 땐 이곳의 분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고 현재의 제 마음 상태를 더 잘 아실 때도 있고요. 

 

그러면서 최근 SNS를 통해 맞팔을 하자고 요청을 하시는 분이 생기고 있어요. 물론 그분들의 성의도 있고 사실 댓글을 쓰는것도 공이 있어야 됨을 너무 잘 알기에 대부분 감사히 받아들이는 편이예요. 물론 글 속 제 생각에 공감하시는 분이라면 너무 반갑지요. 저도 최대한 자주 방문하려고 한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지인이 말하길 구독이나 팔로잉을 하신 후에 자신은 바로 맞구독했던 것을 지우는 분들이 있다하더라고요. 본인의 팔로잉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 것 같다며 상처를 받으셨더라고요. 그리고 친하게 지내왔던 분들도 갑자기 사라지고해서 허무하다며 이제는 SNS를 안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SNS의 병폐인가 하며 비판적으로 생각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상 생활에서도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친구를 사귈 때도 목적에 의해서, 전략적으로 이용하려 의도를 갖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으니깐요. 서로 도움을 주는 전제하에 윈윈하자는 목적으로 솔직하며 말하면 또 달라지는데 '안그런 척'하면서 결국에는 '그런 사람들'도 있고요. 또 오래 잘 지내다가 갑자기 인연을 끊는 친구들도 있지 않나요?    

 

또한 블로그를 하다보면 오래 하시는 분들치고 진정성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게다가 꾸준히 하시니 전문성은 그대로 따라오는 것 같고요.  

 

결국에는 현실 세계나 인터넷 세계에서 서로간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 솔직함 아닐까 싶네요. 

 

물론 실명이 아니라 아이디를 쓰지만 결국 아이디로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나죠.

아이디나 계정이 많다면? 자신의 여러가지 면모를 다양하게 드러내는 것이니 그 또한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것들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을 이어간다면 그 어떤 친구보다도 더 친해질 수 있는 사이가 이 공간에서 아닐까 합니다. 

 

과거에는 같은 지역과 학교, 인맥에 의한 것으로 친구의 범위가 정해졌다면

나와 같은 곳을 향해가는 비슷한 성향의 '꼭 맞는 친구'를

이제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이점. 어쩌면 큰 행운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말고 긍정적인 측면을 보고

그 안에서 나의 소신을 펼치고 이용해서 더불어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게다가 워낙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투브 등 자신의 계정들이 많은 분이 계시니 

너무 혼자 현실 세계만을 고집하는 것도 외롭지 않을까 싶어요. 

 

세상이 변하면서 여러 단어의 의미들도 자신만의 기준으로 확장 시킬 필요가 있겠네요. 

참으로 업데이트가 많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

안부차 블로그 친구분들 방문 좀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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