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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아들 통해 남편 엿보기

봄치즈 2020. 9. 30. 23:58

어렸을 때 정말 ‘엄마 껌딱지’였던 아들.

'첫 아이 키울 때 내가 너무 안봐줘서 그런가...' 딸 아이 육아를 거의 남편이 담당했던지라 (게다가 아빠가 워낙 딸바보였어서...) 그것에 대한 벌을 받는 것 같아 한 동안 후회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많이 부대끼다보니 정도 많이 쌓이는 듯. '그래 이렇게 사춘기까지만 옆에서 끼고 지내자' 하고 맘을 먹었건만. 

 

남자끼리는 뭔가 통하는게 있는가보다. 점점 지라면서 아빠를 최고의 ‘수퍼맨’으로 인식하더니 (밤마다 골골대는 아빠의 진면모를 모르는 듯), 정말 아들이 아빠를 볼때 마다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는게 보인다. 그러다 보니 아빠의 모든 것을 따라하려는 아들. 열이 많은 체질에 겨울에도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으로 자는 아빠를 따라 자신의 파자마도 전부 민소매 세트로 입은지도 오래, 가족 산책이라도 나가려치면 아빠랑 같은 색의 스니커즈 색을 찾아 신는다.  

게다가 야구며, 축구며. 방과후 운동 라이드 전담을 아빠가 맡다보니 (나는 딸) 어느새 생긴 것 만큼이나 하는 행동이 더 닮아진 것 같다.

 

그렇다보니 아들과 있다 보면 그 행동 안에서 보이는 남편. 남편이 아들과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노는 지가 상상이 되 너무 웃기다. 물론 아이와 놀 땐 아이보다 더 아이스럽게 노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들이 아빠의 말이라며 나의 말에 어긋장(?) 같은 반박을 할 때면 어처구니가 없다는 😅

 

오늘 아침, 
👦🏻 “엄마 내가 학교 재미있다고 하니까 아빠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갑자기 일어나서 박수 막 쳐줬어요. 원래 학교는 ‘재미없는 곳’인데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엄청 특별한거래” (어깨 으쓱)
👩🏻 '학교는 원래 재미없는 것이었다니..' ^^;  

 

나중에 남편한테 물어보니 되려 "자기는 학교가 재미있었어? 역시...특히하구먼" 하고 말한다. ㅎㅎㅎ 

 

어찌되었건 그의 반응들이 엉뚱할 때도 많지만 신기한 점은 내가 보기에 유치한 만큼 아들에게는 항상 잘 통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남자들의 세계인가...

 

큰 아이와 달리 신기하게도 손가락 한 번 안쓰고 암산으로 산수를 잘푸는 아들에게 다가가서 발가락을 들이밀고 "손가락 발가락으로 세면 된다"고 알려주는 남편.

 

기교 대행진도 아니고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배드민턴 콕을 던지는 걸 가르쳐 주고 그 걸 또 나에게 자랑하는 아들.

 

'하긴 남편의 이 유머스러운 모습이 좋아 결혼했지.' 나랑 다르기에 서로 보완도 되고, 아이들에게도 엄마 아빠 식의 다양한 즐거움을 주니 전체적으로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본래 색다르고 신기한 것들에 호기심을 갖는 내 성격이 반영되어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일 수도.

 

하루종일 아들 행동을 미루어 발견한 아빠의 여러 면모 중 좋은 점 발견!


최근 이제는 혼자 샤워하겠다는 아들. ‘과연 잘하나’ 의심쩍어 몰래 봤더니 긴 타월로 혼자 등까지 대각선 방향으로 비누칠을 열심히 하고, 다 하고 나서는 때타월 물기도 잘 짜서 수건걸이에 걸어놓고, 욕조 바닥까지 꼬물꼬물 샤워기로 닦는 모습에 "나보다 낫네" 감탄을 했다. 깔끔쟁이 아빠랑 몇년 간 샤워를 같이 하더니 아주 잘~~~배웠군.

아들아 이제 하산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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