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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마음공부 ] 미국맘의 현명한 하루살이

10년 뒤, 대학생인 내 딸에게

봄치즈 2020. 11. 30. 12:34

"엄마 난 10년 뒤에는 대학생이네요. 유후!"

 

아들에 이어 딸 아이와도 이야기 나눠본

'10년 뒤의 나의 모습.' 대화를 나누면서 딸 아이가 이것저것 그림들을 끄적인다.

 

갑자기 '대학만 가면 입시 지옥 끝!'을 부르짖으며 '대학생이 되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미국에 살고 있는 이 아이에게도 대학생은 즐거운 모습인가보다. 

 

"어떤 점이 좋을 것 같은데?"

 

"팬시한 옷도 입고 다니면서 멋낼 수 있고, 왠지 맨날 머리 날리며 룰루랄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하고 놀러다니고. 음...근데 지금도 할라면 할 수 있네."

 

"그래 지금도 치마랑 입고 다닐 수 있지."

 

"No, thank you."

 

여성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곧 죽어도 레깅스에 티셔츠, 스티커즈 등 편안한 스포츠룩만 선호하는 딸. 남편은 자기의 로망을담아 간간히 유행하는 스타일의 걸리쉬한 옷들을 사오지만 자기 취향 아닌 옷은 절대 안입는 10살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절대 모르는 듯. 남편 몰래 리턴한 것도 많다. (미안~) 그런데 이같은 딸이 난 이해된다. 나도 그랬기에. 치마나 어찌나 거추장 스럽던지. 어디 집중할 땐 긴 생머리보다 질끈 묶어 올린 똥머리가 최고. 😅

 

" 그런데 사실 대학생 되어도 이렇게 다닐 것 같진 않아요. 지금처럼 그냥 머리 질끈 묶고 가방 메고 다닐 것 같아요. 그래도 가끔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배 보이는 블라우스도 입고 멋부릴 수 있을 것아서 좋을 것 같아요."

 

한국과 달리 "대학교부터 공부시작"인 미국의 대학생들 차림은 대부분 트레이닝 바지에 후드티.

이곳 한 외국 친구왈, 한 번 한국 대학교 놀러갔다가 제일 이해 안되는게 미니스커트에 핸드백 들고 다니는 여학생 차림이었단다. 이제와서는 주변의 학생들도 많이 보고 '어느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게 대학'임을 알기에 (그리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매우 공감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극도의 해방감을 느끼며 내가 원하는 여러 꺼리들을 찾아 열심히 즐기고, 바쁜 동아리 활동에 연극, 전시계를 발발거리고 다녔던 '한국만의 대학 생활'을 누려 볼 수 있었음에 너무도 큰 감사함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낭만.

 

물론 지금이야 한국 대학생들도 대학 입학 즉시 구직이라는 '현실의 압박'으로 들어간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대학생들에게, 그리고 10년 후의 내 딸에게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생각해 본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자신의 꿈에 대해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할 경우라면?

생각할 틈도 없이 달렸으니 당연한 결과. 그러니 조바심 내지 말자. 

 

지금부터 진지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무모하게 도전하고 실패해보기. 

실패한 것들은 나의 소중한 경력과 자산이기에.

혼자만의 것도 만들어보고

동기들 혹은 나만의 네트워크 속에서 협력의 성과를 내어보고

이 같은 결과들을 다른 이들과도 나눌 수 있길.

 

그리고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은

 

지금 이 때를 즐기렴!

 

"화장 안하고 안꾸며도 너무 예뻐.

20대라는 가장 싱그러운 무기를 가지고 있잖니."

 

"대학교 때 미니스커트 입고 미팅 안하면 언제 하겠냐"던 과거 우리 엄마의 말씀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맞는 말씀.

 

어느새 화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이.

10년 후에 만날 대학생의 내 딸은 얼마나 그 자체로 예쁠까.

벌써부터 흐믓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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