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워킹맘의 배움 그리고 자연스러운 교육

두고 두고 보고 싶은 올해의 책, 승화 본문

[책] 책 속 배움 & 좋은 생각

두고 두고 보고 싶은 올해의 책, 승화

봄치즈 2020. 12. 29. 23:32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갈아탄 지 오래다. 여전히 종이 책 냄새는 좋아하지만 한국보다 비싼 책 가격과 늦은 배송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익숙해져 지금은 휴대하기도 편하고 마음껏 하이라이트를 칠 수 있는 전자책에 매우 만족을 하고 있는 터.

 

그러나 책 <승화>를 읽으면서 전자책으로 읽는 게 너무 아쉬웠다. 종이책으로 따로 또 주문할까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정말 내 책상 앞에 놓고 모든 페이지에 쳐져있는 밑줄을 읽고 또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오랫동안 작가의 깊은 고민들을 담은 주옥같은 문장들을 읽을 때마다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어쩔 땐 나도모르게 무릎을 치거나 박수를 치기도. 정말 매 문장 나를 멈추게 하고 생각하게 한 책 <승화>.

 

단지 그 속의 명언들을 정리만 해도 인생의 좋은 지침서가 될 듯하다. 

 

 


"인간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 그것이 곧 깨달음이며,

목적지가 보이지 않아도 그 길 위에 감히 나서는 용기가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문헌학자인 저자 배철현은 '위대한 개인'이 되기 위한 4단계 과정으로 인문 에세이 시리즈<심연>, <수련>, <정적>을 내놓았고 <승화>는 그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승화’는 아무런 유혹도 시련도 없는 완성된 상태가 아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더 높은 정상을 발견한 후 생기는 겸허한 마음이다."

 

"승화는 어제와 달라질 오늘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이자, 지속적으로 자신을 혁신하려는 용기있는 도전이다."

 

공허, 고통, 양심, 진정, 내면, 의미, 기억, 도야, 일념, 취미, 신중, 간절...

각 주제들과 관련된 작가의 생각들을 곱씹어보고 있자면

 

오늘 하루, 그리고 내가 숨귀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쏜살같이 달려오는 마지막 순간을 상상해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을 의미있고 가치있게 만드는 

그 무엇을 갈구하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아직도 나는 많은 부분 노력해야겠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책들 속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부단단 노력과 수련'이다. 아무리 하고자하는 열정이 있다 한들 그것을 위한 실천력, 계속적으로 끌고나갈 끈기가 없다면 그야말로 모래성 쌓기인 셈이다.

 

"인간의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진입하거나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경험과는 다른 도전적이며 불가능한 경계를 통과해야 한다."  


고통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이 팬더믹 시대 우리 모두 많은 부분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나 역시도 재택 근무 및 아이들 온라인 수업, 집콕 생활과 관련해 뜻하지 않은 사고까지...적지 않은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길어지는 고통은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라는 명령이다.

고통을 충분히 심오하게 수용하고 그 의미를 깨닫는 행위는 우리 자신을 관찰하고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다."

 

그 고통의 강도와는 상관없이 지금 삶에 불편함을 주는 것이 계속된다면 그 의미를 들여다보고 내 삶을 전반적으로 다르게 바꿔보기. 나 역시 바라보는 시선을 방향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가 아리. 

 

"고통은 나도 알지 못했던 실력을 발휘할 기회다."라고 하니 덕분에 내 안의 다른 면모 및 실력이 발휘될 수도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도 결국은 내 능력이겠지만.

 

 


 양심

 

환경이 힘들어질 수록 다른 사람과의 만남과 소통에 더 조심스러워지는게 사실이다. 면대면이 어려워진 만큼 비대면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교류 속에서 적지않은 오해도 많이 일어날 수 있을 듯하다.

 

"자신만의 양심에 복종하는 행위가 자유이며, 다른 사람의 양심을 경청하는 행위가 배려이자 친절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하신 여러 말씀 중의 하나는 우리집 가훈 속 한 문구이기도 한 

 

"하늘을 경외하라" 이다.

 

내가 누구와 있건, 어디에 있건 나를 지켜보는 신이 있으니 항상 언행에 조심하라고 하신 것. 이를 염두해 두면 내가 어느 공간에 홀로 있다 하더라도 내 양심의 존재를 항상 인지하며 행동하게 된다.

 

"자신의 심연을 들여다본 적이 없어 양심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가 무식이며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언행이 수치다."

 

이 책에서 내가 주목한 점은 "다른 사람의 양심을 경청하는 행위". 나의 자유를 최대한 누리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친절함을 베풀기. 상대방이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상관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올 한 해 가장 많이 노력한 건 아이들의 마음을 최대한 경청하기인데 사실 쉽지 않다.

 

힘들 때일수록 각자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서로의 언행에 경청의 자세를 갖게 된다면 요즘 만연해 있는 코로나 블루를 조금은 희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희망해 본다.

 


내면

 

코로나 팬더믹이 우리를 집 안에 가둬놓으면서 한 가지 준 장점이 있다면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주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마음공부와 관련된 책들도 많이 보면서 큰 힘을 얻기도 하고 나를 더욱 성숙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올 한 해 만큼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한 적이 있었는가.   

이 책 역시 우리 모두가 바라는 행복에 대해서 언급을 한다. 

 

"행복이란 자신에게 허락된 이 무의미한 시간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놀이다."

 

그리고 그 의미가 결국에는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 모두가 '소중한 완전체'임을 깨닫게 된다.

 

"밖으로 나가지 마십시오. 당신 자신에게 돌아오십시오. 진리는 내면에 존재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자신이 바라는 원대한 자신을 발견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그곳은 육체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외부의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봐야하는 내면의 가장 깊숙한 어딘가다.

그곳은 타인이 절대로 가볼 수 없는 장소다.

그곳은 내가 그 장소의 존재를 인정하고 응시할 때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낸다."

 


묵상

 

내면에 들어가 의미를 찾는 것도 매일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그 방법은 묵상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항상 그들이 하고 있는 것에 명상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또한 열망과 집중이라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강렬한 열망과 집중은 묵상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다."

 

"오늘 하루 내가 가야할 방향을 지시하는 '또 다른 나'와 마주한다.

부산한 일과 생각을 정지시키고 나만의 제단에서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나의 순수한 열망이 모든 것을 제거하고 온전히 나에게 몰입하는 집중과 만나면, 새로운 경지가 등장한다.

그것이 묵상이다.

열망이란 자신의 육체와 세상의 쾌락보다 더 숭고한 빛을 자신의 삶에서 구현시키기 위해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통해 명성과 권력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자신의 소명에 몰입해야 한다. 그러나 묵상은 정신적이며 영적인 성공을 위한 필연의 조건이다. 묵상의 목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완벽한 에술작품으로 만드는 데 있다. 자기를 넘어선 자신, 초월적인 자신이자 신적인 자신을 찾기 위해 필요한 예술이 묵상이다"

 


가장 새롭게 다가온 부분

 

취미

 

이 중 나의 맘에 가장 크게 들어 온 부분은 '취미'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엄마가 되고 부터는 취미라고 해봤자 정말 드문드문 갖는 짧은 독서 시간이 다였다. 결혼 전에는 CGV VVIP 멤버를 유지했을 정도로 일주일에 기본 세 번 이상 영화관을 방문했다. 그러나 출산한 이후 극장이 왠 말인가. 집에서 영화를 볼 시간이 없다. 아이 만 5살에 'FROZEN'을 보러 간 것이 처음. 그마저도 둘 째가 막 태어난 터라 영화관은 큰 아이와 아빠만 간 듯하다.

결혼 10년을 돌아보면 나에게 취미란 "시간적 심적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이 누리는 사치"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올 해 인스타그램도 하고 여러 커뮤니티에 들어가면서 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봤다.

그림일기에 수채화, 게다가 뜨개질까지. 스스로 '똥손'임을 알기에 처음부터 '그저 한 번 경험해보자'였는데 사실 하다보니 너무 재미있음을 느끼고 시간이 없는데도 새벽녘에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즐기는 내 모습"이 스스로 너무 신기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계속적으로 계발을 하면 잘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까지 생겼다.

 

물론 지금은 엄마로서 내가 조금 더 시간을 쏟아할 기본적인 일들이 많기에 앞으로 꾸준이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훗날 시간적으로 조금더 여유로워지는 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새로운 나만의 취미'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할 따름이다. 

 

그러기에 <승화> 속 '취미'라는 챕터 속의 이야기들은 내 마음에 더욱 와닿았다. 흑히나 두번 째 50년에 대한 설레이는 감정이 생겼으니. ^^

 

"현대인들은 놀라운 의학의 발전으로 19세기의 거의 두배인 100세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첫 50년은 화목한 가족을 위해, 그리고 생물학적인 의무를 위해 전념했다면, 두번 째 50년은 정신적이며 영적인 의무를 위해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취미는 나라는 존재를 비교적 정화하게 정의하는 그 무엇이다. 취미는 도시 안에 거주하면서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위치를 찾으려는 독보적인 놀이다. 나의 직업은 생계를 보장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해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취미는 다르다. 내가 나를 위해 정기적으로 시간과 정성을 바쳐 즐기는 창조적인 행위다. 내가 자발적으로 자주 떠올리는 생각과 자주하는 말, 무의적으로 좋아해서 자주 하는 행위들이 나의 취미다. 취미는 가지각색이다. 취미는 자신의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기도 하고 자신이 의도적으로 선택하기도 하는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인간은 배움이라는 훈련을 통해 자신이 판단하는 미의 기준을 전복시킬 수도 있고 강화할 수도 있다. 이 배움이 바로 취미다."

 

"당신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당신은 어떤 취미 생활로 당신 삶의 정체성과 철학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내년, 가지고 싶은 덕목들  

 

간절, 죽음, 오늘에 대한 기억

 

최근 여러 내 삶의 목표들을 생각해보면서 앞으로의 내가 집중할 것들에 간절함을 가지기로 했다. 

생각하는 것들에 내 간절함을 부여할 때 그것들은 날 수 있다. 

 

"우리가 행복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간절히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간절은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를 선물한다. 인내는 자신도 모르게 그 일에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하고, 그 몰입은 또 다른 커다란 몰입으로 이어져 타인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개성을 취하게 된다.

 

게다가 독보적인 개성을 갖게 되었을 때 주변이들에게 또다른 동기 부여자 그리고 좋은 코칭자가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내 주변의 단 한사람한테라도 좋은 기운과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의미있는 삶이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독보적인 개성을 천재성이라고 부른다. 이 천재성은 모든 인간의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만인의 보편적인 영혼이며 사람들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에게 괜스레 끌린다. 그들은 그것을 목격하는 사람들의 잠재된 천재성을 일깨워 그들 자신도 그런 여정을 떠나도록 감동적으로 독려하기 때문이다."

 

 

죽음이 내일 나에게로 와, 오늘이 내게 남은 단 하루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열망과 간절함을 발휘해 "내 일생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오늘을 살지리다. 그 어느때보다 24시간에 감사함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역설적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각성하게 하고 감사하게 만드는 처방전이다."

 

특히나 올 해 코비드 팬더믹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시점이 많았다.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이 시점 어쩌면 그 어느때보다 내 하루를 소중히 여길 수 있을 듯. 내년 그리 살아보고자 한다.  

 

고로 다른 건 몰라도 올해 계속적으로 해오던 미라클 모닝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처음에는 오전 시간 내 마음이 여유로워짐에 놀랐고, 아이들에게도 더욱 평온하게 대하게 되어 스스로도 행복했다. 또한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고요함이 좋았고, 그것들로 내 지식과 마음을 채울 수 있음에 감사했다. 

 

"하루의 마무리는 저녁이 아니라 아침에 완성된다.

내가 아침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하루의 질이 결정된다. 밤은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누구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도 없고, 사실 그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내 자신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오늘의 나를 어떤 인간으로 기억할 것인가."

 

저자의 이 말이 울림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20년 동안의 나를 돌아본다. 객관적인 평가를 떠나 내 선에서 최선을 다 해왔으니 후회는 없다.

 

그러나 2021년을 며칠 앞둔 지금 이 책을 읽으니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 왠지 모를 '완전무장'을 한 기분이다. 마음의 테두리에 따뜻한 쿠션을 쳐놨으니 더욱 더 단단한 심지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할 수 있기를. 

 

내년 이 맘 때쯤 나는 그 때의 나를 보며 어떤 말을 해줄까.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