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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 속 배움 & 좋은 생각

난 과연 힘들다 할 수 있나 <하벤 길마>

봄치즈 2020. 12. 31. 23:23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모두 가지고 있는 중복 장애인 하벤길마.

21세기의 헬렌켈러라 불리는 그녀는 중복장애인으로서 하버드 로스쿨을 최초로 나온 사람이다. 일반인들도 가기 싶든 하버드 로스쿨로 들어가 변호사로 꿈을 펼치기까지의 그녀의 역사를 담은 책으로 숨가쁘게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녀의 단순한 성공스토리를 내세우려고 책을 쓴게 아니다. 사실 처음에는 대부분의 위인전들처럼 그 인물의 여러 면모들을 더욱 미화시켰을 거라는 선입견에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그리고 장애인들에게 확실히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비 장애인들이 장애인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었던 것들과

장애인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그와 함께 장애인들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그녀의 외침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열악한 상황에서 이러한 마음을 갖기는 쉽지 않다. 

자신에게 어떤 부당함이 올 때 대부분 사람들이 하는 것은 좌절과 불만, 시정요청 정도까지다. 그러나 그녀는 여기서 나아가 정당함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나아가는 저력'을 갖고 있었다.

 

대학교에 입학 한 하벤은 기숙사에 살면서  본 카페테리아 라는 학생식당을 자주 이용했다. 그러나 메뉴판을 읽지 못하는데다 내부가 너무 시끄러워서 직원에게 메뉴가 뭔지 물어봐도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채식주의자였던 그녀는 자주 엉뚱한 음식을 받아야만 했고 계속되는 불편함에 직원을 찾아가서 메뉴를 자신의 메일로 미래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녀의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그 메일을 읽어주는 기능이 있어서 그녀가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이마저 드문 드문 왔고 아예 오지도 않은 적도 많았다. 그녀는 재차 요청했지만 그럴 의무가 없다며 시큰둥하던 직원들. 하벤이 결국 법 공부를 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협박하자 그 태도를 바꾸어 이후부터 편하게 메뉴를 시킬 수 있었다. 

 

그 일을 계기로 하벤은 법을 공부해서 정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쟁취해야겠다는 생각에 하버드 로스쿨로 들어간다. 직접 겪으면서 장애인들이 겪을 고충들을 더욱 알고 제도적으로 시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개인적으로 가장 인성깊었던 것은

장애인들 스스로가 남들과는 다른 장애로 더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 점이다. "친절이라고 베푸는 비장애인의 도움도 사실 차별"이라 말하는 부분에서 현재의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오히려 새롭게 삶을 개척하려는 모습이 너무 감동스러웠다. 

 

"우리는 기차가 오는 걸 알고 있었어. 많은 징후가 있었잖아.

건널목 종소리, 기차소리,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차들이 멈춘 것, 땅이 흔들거리던 것,

우리 눈이 안보이는 게 문제가 아니야. 눈이 보이는 사람도 정신을 놓을 때가 있어. 앞을 볼 수 있는 데도 기차에 치여죽는 사람이 많거든.

그러니까 주의를 기울이느냐 안 기울이냐의 문제지 눈이 안보이는게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야."

 

꼭 장애인들 뿐만이 아니다.

비관적이고 열등감이 많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은 '남과 자신의 비교'를 은연중에 잘하는 경우를 본다. 그리고 그러할 때 이미 처음부터 자신의 위치를 그들보다는 낮은 곳에 설정해 놓기를 자주한다.

그러나 하벤은 중복장애자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의 위치를 비장애인들과 항상 같은 선상에 올려놓았다.

비록 다른 사람과 같은 목적을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성취'를 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내가 발견한 하벤의 가장 멋있는 마인드이다. 

 

 

비자잉애인과 장애인의 차별에 맞서서 당당히 자신의 권래를 쟁취하려는 하벤길마는 대학교에 가서도 계속 되었다. 

미국 최대 온라인 도서관인 scribd를 상대로 법정공방을 벌인 결과 장애인들이 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하는 사회,

보고 들을 수 있는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진 환경. 이런 환경 속에서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답니다. 

제가 아는 세상에서 나와 보고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의 세상으로 다가가 그 속에서 살아야 하는 무거운 짐.

그 무거운 짐을 이 세상 사람들이 제 어깨에 올려놓은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 커다란 역경을 딛고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찾아 사회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누구보다 존경스럽다. 

 

혹시나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들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하벤길마를 읽게 된다면 그간 내가 탓해 온, 나를 감싸고 있는 '남보다 못한 환경'에서 '나의 의지는 얼마나 강했나'하는 관점으로 그 시선이 옮겨지게 될 것 같다.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현재의 것이야말로 남들이 '그토록 바라는 환경'일 수도 있음을.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에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있게 해 준 사람들을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을 모두 불러모아 그들의 얼굴을 오래오래 들여다보며 

그들 내면에 깃든 아름다움의 외적인 증거를 가슴에 새길 겁니다.

 

둘째 날은 새벽같이 일어나 밤이 낮으로 바뀌는 

그 전율어린 기적을 바라보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새로운 기쁨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에 들떠

또 다시 새벽을 맞이할 것입니다.

나는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겐

매일매일 밝아오는 새벽이 영원히 반복되는 아름다움의 계시일 거라고 확신합니다.

 

-헬렌켈러-

 

 

* 2021년 새해의 시작 

우리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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