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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일상 & 마음공부 ] 미국맘의 현명한 하루살이 (42)
꿈꾸는 워킹맘의 배움 그리고 자연스러운 교육
책을 보면서 '그 주인공이 되어보기'를 꿈꿔본 적이 언제였던가. 초등학교 시절 일요일마다 나를 들뜨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던 만화영화 '빨강머리 앤'. 아침잠이 엄청 많았음에도 일요일만큼은 알아서 벌떡 일어났으니. 너무 재미있어서 방영이 끝날 즈음 엄마를 졸라 책을 사봤더랬다. 왠걸 더 재미있다! 글을 읽을 때마다 나만의 상상력이 가미하니 그 캐릭터가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순 없다. 지금에서야 보면 빨강머리앤은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생각들로 가득찬 실수투성이 캐릭터이건만 그 시절엔 그 과감한 스타일이 어찌나 멋져보이던지. 손뼉을 치며 앤의 모든 언행에 동의를 했던 그 어린 시절의 마음이 떠올라 올 초 새로운 개정판 주저없이 종이책을 주문했다. 어린이들, 십대들의 인기 소설을 보면 그..
남편이 지난주부터 회사로 정상 출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미안하게도) 여전히 마스크를 제대로 잘 쓰지 않는 미국 사회 속에서 출근을 감행 해야하는 남편의 안위보다는 앞으로 내 생활이 어찌될지...막막하기만 하더군요. 지난 3월 말, 뒤늦은 미국의 대책으로 '셧다운'이 발동되고, 코로나 집콕 생활이 시작된 이 후 장장 7개월이 넘는 기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이제는 그 삶에 겨우 익숙해졌는데 다시 또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니요. 참 신기한 일입니다. 그 동안에는 매 끼니 남편 몫까지 생각하며 준비해야할 때는 그 또한 적지 않은 스트레스였는데 당장 출근한다고 하니 그 동안 남편이 담당해줬던 장보기와 매끼 설겆이, 음식 픽업, 아이들 온라인 수업 등 아쉬운 것들이 너무 많이 생각..
바인더 열만 항상 빼곡히 적혀있는 '오늘의 할 일들.' 어쩜 매일매일 이렇게 할 일이 많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치매를 버금케 하는 '깜박하는 순간'들이 많아지면서 세세한 것까지 적어놓는 습관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일 스케줄과 함께 아이들의 스케줄, 가족을 위한 장보기 등의 소소한 것 까지 할일들이 점점 늘어나는게 요즘의 일상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바쁘게 지냈던 30-40대가 가장 빛나는 시절이었던 것 같애. 그 만큼 엄마로서 아내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때였고. 그러니까 힘들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여유를 가지려고 하면서 즐기도록 해봐. 가끔 주변 사람들도 소소하게 문자도 넣어주고. 지금의 자산이 얼마나 소중한 건데. 바쁘게 산다는 건 그만큼 많..
5년 전 쯤인가 남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우리 그냥 캘리포니아로 이사 가서 살아볼까?" 한국에 있을 때도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겨울엔 뜨뜻한 아랫목만 찾으러 다녔었는데 미국 집들은 온돌방은 커녕 오히려 발 아래에서 냉기가 올라오니. 게다가 두 아이 모두 늦가을, 한겨울에 출산해서 겨울마다 슬리퍼를 신어도 발목이 시려워 발목 양말은 필수다. 둘째 출산 후 체력이 더욱 약해지니 겨울마다 매번 걸리는 게 독감. 그랬기에 그 당시 따뜻한 날씨가 너무 그리웠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물음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 남편. 답은 'NO'였다. 평소 생각이 많은 스타일인데 그가 너무 빨리 확신있게 말해서 좀 놀랐었다. 그 이유인 즉 "서부는 사계절이 없기 때문"이었다. 주변에 친구들 몇 명도 서부..
친구를 가르킬 때 보통 죽마고우란 말을 많이 사용하죠. '대나무 말을 타고 놀 던 옛 친구.' 저 또한 과거 초등학교 시절엔 방학마다 한 달 반이상을 강원도 할머니댁에 보내져 '자연공부가 최고'라는 부모님의 철학으로 여름방학마다 그야 말로 시골 소녀의 삶을 보냈습니다. 꼭꼭 숨어라 땅따먹기 우리집에 왜 왔니 개미집 만들기 등등 일어나서 밥먹고 나서 라디오 EBS로 탐구생활을 끝내면 그야말로 하루 종일 노는 시간입니다. 누구랑 뭐하고 놀까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식사시간 이후 할머니 집 밖 대문만 나가면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답니다. 그곳에서 같이 놀던 동해 친구들의 얼굴은 여전히 생생하네요. 특히 나랑 동갑내기였던 앞집 민숙이와 여동생. 그리고 할머니 댁에 세를 살고 있었던 진덕이 오빠. 지금보..
어제 밤새 잠을 뒤척였습니다. 갑자기 밤 12시 무렵 위가 쓰라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냥 배가 아닌 위가 아픈 느낌. 순간 결혼전 야근을 도맡아하던 그 시절이 떠올라 덜컥하더라고요. 젋은 패기만 믿고 일이 너무 재미있어 한 달의 반 이상을 야근 및 밤샘으로 지새웠던 나날들. 그러나 항상 열정이 많아질수록 그 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게 바로 체력이다. 게다가 20대의 체력과 지금을 비교할 수 있나요. 3년 전 편도선으로 하루 멀다하고 목감기와 열로 너무 고생해서 '살기 위한 내 체력'을 위해 커피도 끊고 온갖 영양제를 챙기며 요가도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2년 뒤, 일년에 7번 정도 먹었던 항생제도 끊고 감기가 안걸렸을 때의 기쁨이란! 그러나 최근 확실히 교만해졌나 봅니다. 올해 들어 새롭게 배워보고 싶은 것..
1. 미국에서의 한가위는 사실 전혀 그 기분이 안난다. 모름지기 연휴여야지 분위기가 나는데 다른날과 똑같은, 그것도 주중 목요일! 다른 때 같았으면 그래도 미리미리 카드라도 준비해서 몇 주 전에 한국으로 보내고 물론 용돈을 준비했지만 기분상 작은 선물이라도 배송을 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새벽녘에 부랴부랴 일어나서 서울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고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안부인사 글을 남기려고하다 그래도 정성이 중요하지. 최근 배워본 프로크리에이트를 이용해서 이미지를 만들어봤다. 역시나 아무리 간단한 그림을 모방해서 그리는데도 2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래도 다 만들고 나니 뿌듯함. 지인, 친구들에게 명절 인사와 함께 직접 그린거라고 말하니 더욱 좋아하는 느낌! 역시 손가락 타자보다는 손글씨..
어렸을 때 정말 ‘엄마 껌딱지’였던 아들. '첫 아이 키울 때 내가 너무 안봐줘서 그런가...' 딸 아이 육아를 거의 남편이 담당했던지라 (게다가 아빠가 워낙 딸바보였어서...) 그것에 대한 벌을 받는 것 같아 한 동안 후회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많이 부대끼다보니 정도 많이 쌓이는 듯. '그래 이렇게 사춘기까지만 옆에서 끼고 지내자' 하고 맘을 먹었건만. 남자끼리는 뭔가 통하는게 있는가보다. 점점 지라면서 아빠를 최고의 ‘수퍼맨’으로 인식하더니 (밤마다 골골대는 아빠의 진면모를 모르는 듯), 정말 아들이 아빠를 볼때 마다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는게 보인다. 그러다 보니 아빠의 모든 것을 따라하려는 아들. 열이 많은 체질에 겨울에도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으로 자는 아빠를 따라 자신의 파자마도 전부..